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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주차 타워에서 대리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박경식씨가 출근하자마자 타워 안에 주차해둔 가정간호 방문 차량을 꺼내고 있다. 남궁인 제공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보람도 얻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일 이야기를 ‘월급사실주의’ 동인 소설가들이 만나 듣고 글로 전합니다.
나는 10년째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는 특색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게 병원 이름이 크게 릴게임황금성 적혀 있는 주차 타워다. 유독 높게 솟아 있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병원을 연상하는 시그니처 타워이기도 하다. 이 타워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는 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설립 때부터 거대한 주차 타워를 세우고 대리 주차(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료 영수증을 제시하면 세시간까지 주차비 릴게임갓 가 무료고 대리 주차도 무료다.
이 또한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지탱하는 서비스일 것이다. 나는 이 타워와 함께 가장 오래 일했다는 박경식(71)씨를 만났다. 그는 아직 사위가 어두운 아침 7시에 유니폼을 입고 주차 타워 앞 컨트롤 박스에 출근해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타워 안에 주차해둔 가정간호 방문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차량 두대를 꺼내놓고 남아 있는 차량을 확인합니다. 키를 맡겨놓고 밤사이에 안 나가신 분들이 계셔요. 이런 분들은 보통 보호자로 오셨는데 환자분이 입원하셨거나 갑자기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는 분들이에요. 이 키들을 주차 안내소에 모아두거든요. 이분들이 언제든 나가실 수 있게 준비합니다.”
병원의 발레파킹은 일반적인 주차와는 다를 것이다.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이용객들이 모두 환자나 보호자이므로 불시에 사정이 생길 수 있다. 그는 응급실 앞에 급하게 차를 놓고 뛰어 들어간 분들의 차도 대신 정리해준다고 했다. 그 앞에는 구급차가 지나다녀야 하니까.
“일단 저희는 내원객들을 타워 앞으로 안내합니다. 키를 놓고 내리시라고 부탁드리고 차 번호가 적힌 발레 카드를 드려요. 나가실 때 이 카드를 주시면 야마토릴게임 저희가 주차 타워에서 차를 빼 드립니다. 그동안 대기실에서 대기하셨다가 차를 가지고 나가시면 됩니다.”
편리한 발레파킹 서비스다. 나도 한동안 이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현재는 다른 주차장에 차를 댄다. 아무래도 환자를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는 컨트롤 박스에서 전날 장부를 확인하고 작동을 점검한 뒤 고객들을 받을 준비를 했다.
이대목동병원 발레파킹 서비스 직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근무한 박경식씨가 주차 타워 앞에 서 있다. 남궁인 제공
“오전 7시40분부터 발레파킹이 시작되거든요. 한 타워당 다섯명이 근무해요. 휴가가 있어서 네명이 있을 때도 많아요. 한명은 타워에 차 번호를 입력하고 한명은 하차 위치를 안내드리고 두명은 차를 직접 넣고 뺍니다. 한시간씩 위치를 교대하면서 근무해요. 점심에 손님이 조금 줄어들면 돌아가면서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옵니다. 발레파킹 서비스는 오후 외래 시간까지고요. 기계 작동은 간단해요. 차를 타워에 넣고 차 번호를 입력하면 리프트가 차를 올립니다. 뺄 때는 그 번호를 다시 입력하면 리프트가 차를 내려줘요. 기계에 입력되지만 대장도 수기로 작성해서 이중으로 확인해야 해요. 매일매일 일지를 써야 합니다.”
첫 고객이 타워 앞으로 왔다. 많이 이용해본 서비스인 듯 고객은 차 키를 안에 두고 내려 편하게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는 얼른 차에 올라타서 주차 타워에 넣고 번호를 입력했다. 기계는 웅 소리를 내면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진료는 9시부터지만 채혈 등을 위해서 일찍 오시는 분이 있죠. 이 타워는 25층 높이예요. 한층에 차가 네대까지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한 타워당 차량 100대가 주차 가능하지요. 그런데 뒤편에 타워가 하나 더 있어요. 그렇게 총 200대입니다. 정말 차가 많이 들어와도 넣고 빼다 보면 어찌어찌 다 수용할 수 있어요. 오전 피크 때는 정말 바쁘죠. 그래도 한대도 더 못 들어가게 꽉 찬 날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타워가 오래되어서 에스유브이(SUV)나 큰 외제 차는 안 들어가요. 입구에서 안내하시는 분이 차량을 확인하고 발레파킹이 불가능한 차량은 별도로 마련된 지상 타워로 안내합니다. 뒤쪽 타워에도 다섯명이 근무하고 지상 주차장에도 사람이 필요해서 주차 팀은 15명이에요. 팀장님과 회계 등까지 하면 총 19명이고요.”
박경식씨가 17년째 지키고 있는 주차 타워. 남궁인 제공
이제 막 해가 떴지만, 한겨울의 새벽은 아주 추웠다. 모든 직원이 아주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도 둔해 보일 정도로 옷을 껴입고 있었다. 눈비가 내리는 날이나 무더위, 강추위 속에도 병원에 출근하면 그들은 활기차게 바깥에서 고객에게 인사하고 차를 넣었다. 마침 일찍 출근한 신경외과 교수님에게 그가 인사를 건넸다.
“의료진분들이 다들 고생하시죠. 저희 업무는 그냥 반복이거든요. 그래도 날씨가 안 좋으면 힘들어요. 병원 앞에 천변이 있어서 바람이 많이 불어요. 겨울에는 많이 춥죠. 옷을 껴입는 수밖에 없어요. 더울 때는 옷이 흠뻑 젖고 힘들죠. 매일 옷을 빨아 입어도 쉰내가 나서 민망하기도 하고요. 눈이나 비가 와도 차가 미끄러져 힘드니까 얼른 출근해서 준비해둬야 해요. 주차 타워 자리가 조금 좁아서 자동차 휠이 상하는 경우가 있어요. 가끔은 차가 타워에 있는 에이치(H)빔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고요. 그게 가장 걱정이죠. 공간이 10㎝만 넓었어도 걱정 없이 모든 차를 다 넣어드릴 수 있었을 텐데요. 요즘은 기계가 오래되어 고장도 잘 나요. 처음 일하러 오신 분들은 기계에 차를 넣기가 어렵죠. 그래서 3개월의 수습 기간이 있어요. 근무 조건이나 봉급이 다르지는 않아요. 그냥 선임자들이 더 잘 봐준다는 의미죠.”
그는 오래 일하니까 사이드미러를 잘 접어서 큰 차도 타워에 넣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했다. 사실 나는 그를 10년이나 꾸준히 주차장에서 보아왔지만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그래서 늘 그들의 사연이 궁금했다. 이번 인터뷰를 청한 이유이기도 했다.
“옛날에는 뼈다귀 감자탕집을 했었어요. 그걸로 두 아들 대학까지 다 보냈어요. 지금은 둘 다 대기업에 다녀요. 벌써 큰아들은 부장이네요. 그 뒤에 공터를 얻어서 주차 사업을 했어요. 그런데 그 공터가 개발이 되면서 다른 일을 알아보다가 이쪽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오게 되었어요. 2009년 쉰네살 때부터 여기서 일했는데 지금 일흔한살이 됐네요. 정년은 일흔다섯살이에요. 여기는 다들 나이가 많아서 정규직이 없어요. 예순 넘어가면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이 되는데, 대우가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그래서 여기는 막내만 정규직이에요.”
이대목동병원에서는 환자나 보호자의 차를 대신 주차해주는 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을 맡기면 카드를 받고, 이 카드로 다시 차를 찾을 수 있다. 남궁인 제공
그는 퇴직금을 받은 지 이미 10년이 넘었다며 잠깐 웃었다. 휴가도 거의 쓰지 않고 돈으로 돌려받는다고 했다. 아들들과 상관없이 일을 해야 건강하다고, 집에 가만히만 있으면 오히려 더 힘들다고 했다. 칠십이 넘었지만, 언제까지나 이곳을 지키실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저희가 민원이 정말 많이 들어와요. 여기는 도로인데 다들 차 창문을 닫고 오시니까 안내를 드리려면 큰 소리로 말씀드려야 들리잖아요. 처음 오시니까 다른 곳으로 가시는 경우도 많고요. 그렇게 안내해드리면 주차 요원들이 큰소리로 성질을 낸다고 민원을 넣으세요. 기분 나빠 보이시면 저희가 창문이 닫혀서 목소리 높인 거지 화낸 건 아니라고 사과드리거든요. 그래도 목소리 크다는 민원은 어떻게 막을 수가 없어요. 차가 발을 밟고 지나가거나 차에 치이는 사고도 있고요. 그런데 오래 숙련되면 몸이 차량의 동선을 기억하니까 잘 안 다쳐요. 또 다양한 차를 운전하다 보니까 다들 허리가 안 좋아요. 매일 다른 차에 타고 내리면서 의자를 충분히 조정하고 타면 별문제가 없는데, 가끔 손을 못 대게 하시는 분들 있거든요. 저희가 안전 때문에 조정해야 한다고 말씀드려도 수긍을 못 하시는 분들이 계셔요. 그러면 저희가 허리를 숙여서 운전해야 하죠.”
아침 외래가 시작되기 전 본격적으로 차량이 쏟아졌다. 외래 진료가 한창인 때는 그야말로 주차 공간은 전쟁터가 된다. 그는 팀장이지만 항상 본인이 수신호를 하고 차를 직접 넣고 나왔다. 그리고 병원이라 아픈 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했다.
“암 환자분들은 딱 알아볼 수 있는데 마음이 안 좋지요. 또 자주 오시던 분이 안 오시면, 그분 돌아가셔서 안 오시나 보다, 저희끼리 가끔 이야기해요. 직접 운전해서 오시던 팔십대 할머니가 계셨는데 못 뵌 지 오래되었어요. 돌아가셨나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착잡해요. 장례식장에 찾아오시는 분들은 차림새만 봐도 아는데 보통 표정이 안 좋으세요. 그리고 시아버지를 모시고 오던 며느님도 생각나요. 보통 따님들이 모시고 오시잖아요. 맞다, 차 찾으러 오셨다가 이 타워 앞에서 쓰러져서 응급실로 모셔드린 분도 있어요.”
어렴풋이 그 환자가 기억나는 것 같기도 했다. 병원의 모든 장소에서 사람은 쓰러진다. 주차 타워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그는 오신 분들이 불편하면 도움을 준다고 했다.
“노약자를 부축하거나 휠체어에 앉혀서 가시기 편하게 해드려요. 자주 오는 차들이 많지요. 번호만 봐도 딱 알아요. 그래도 저는 환자분들이 아픈 이야기는 절대 묻지 않아요. 그건 제 일은 아니니까요. 그냥 오셨어요, 정도만 말씀드리는 거죠. 차에서도 막 얼굴을 찌푸리시다가 인상을 쓰고 내리시는 분도 많아요. 정말 아파서 오셨다는 게 느껴지죠. 하지만 저희는 의료진이 아니니까, 그냥 마음속으로만 아프시구나 생각하지요.”
환자에게 사적인 대화는 일절 하지 않는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주차팀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일하면서 매번 내게 친절하게 안부를 물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고객을 대하는 당연한 자세인지도 모른다.
“이전 소장님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주차 타워는 딱 세개쯤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크고 멋진 타워예요. 병원 중에 이렇게 발레파킹 체계가 잘되어 있는 곳이 없어요. 기계 주차로는 저희가 독보적이에요. 다른 병원에서 저희 체계를 배우러 올 때도 있어요. 그리고 환자분들도 다 좋으세요. 수고한다고 먹을 것을 건네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모든 차를 다 조심해야죠. 환자분들 소중한 차잖아요. 특별히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냥 오늘 하루 잘 마쳤다고 생각하죠. 그래도 직장이 병원이라 병원비도 감면되고, 스트레스받아도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과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면서 일하는 게 좋아요.”
남궁인 작가
그는 17년이나 지켜온 주차 타워를 제법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그가 이 타워에서 고객들의 차량을 다루기 시작하였을 때는 내가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병원에서 일하게 된 때와 같았다. 그동안 내 일은 항상 실내 공간이었다. 덕분에 여름은 덥지 않았고, 겨울은 춥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사계절을 버티고 눈비를 맞으며 매일 환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차량을 넣고 있었다. 병원 바깥부터 날씨를 가리지 않는 노고가 있기에 어쩌면 당연한 편의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 묵묵하고 당연한 일에 그는 오늘도 두텁게 입고 집을 나서는 것이었다.
남궁인 작가
작가 남궁인 l ‘월급사실주의’ 동인. 산문집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제법 안온한 날들’ 등을 냈고 앤솔러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에 참여했다.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보람도 얻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일 이야기를 ‘월급사실주의’ 동인 소설가들이 만나 듣고 글로 전합니다.
나는 10년째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는 특색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게 병원 이름이 크게 릴게임황금성 적혀 있는 주차 타워다. 유독 높게 솟아 있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병원을 연상하는 시그니처 타워이기도 하다. 이 타워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는 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설립 때부터 거대한 주차 타워를 세우고 대리 주차(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료 영수증을 제시하면 세시간까지 주차비 릴게임갓 가 무료고 대리 주차도 무료다.
이 또한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지탱하는 서비스일 것이다. 나는 이 타워와 함께 가장 오래 일했다는 박경식(71)씨를 만났다. 그는 아직 사위가 어두운 아침 7시에 유니폼을 입고 주차 타워 앞 컨트롤 박스에 출근해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타워 안에 주차해둔 가정간호 방문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차량 두대를 꺼내놓고 남아 있는 차량을 확인합니다. 키를 맡겨놓고 밤사이에 안 나가신 분들이 계셔요. 이런 분들은 보통 보호자로 오셨는데 환자분이 입원하셨거나 갑자기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는 분들이에요. 이 키들을 주차 안내소에 모아두거든요. 이분들이 언제든 나가실 수 있게 준비합니다.”
병원의 발레파킹은 일반적인 주차와는 다를 것이다.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이용객들이 모두 환자나 보호자이므로 불시에 사정이 생길 수 있다. 그는 응급실 앞에 급하게 차를 놓고 뛰어 들어간 분들의 차도 대신 정리해준다고 했다. 그 앞에는 구급차가 지나다녀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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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발레파킹 서비스 직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근무한 박경식씨가 주차 타워 앞에 서 있다. 남궁인 제공
“오전 7시40분부터 발레파킹이 시작되거든요. 한 타워당 다섯명이 근무해요. 휴가가 있어서 네명이 있을 때도 많아요. 한명은 타워에 차 번호를 입력하고 한명은 하차 위치를 안내드리고 두명은 차를 직접 넣고 뺍니다. 한시간씩 위치를 교대하면서 근무해요. 점심에 손님이 조금 줄어들면 돌아가면서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옵니다. 발레파킹 서비스는 오후 외래 시간까지고요. 기계 작동은 간단해요. 차를 타워에 넣고 차 번호를 입력하면 리프트가 차를 올립니다. 뺄 때는 그 번호를 다시 입력하면 리프트가 차를 내려줘요. 기계에 입력되지만 대장도 수기로 작성해서 이중으로 확인해야 해요. 매일매일 일지를 써야 합니다.”
첫 고객이 타워 앞으로 왔다. 많이 이용해본 서비스인 듯 고객은 차 키를 안에 두고 내려 편하게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는 얼른 차에 올라타서 주차 타워에 넣고 번호를 입력했다. 기계는 웅 소리를 내면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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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해가 떴지만, 한겨울의 새벽은 아주 추웠다. 모든 직원이 아주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도 둔해 보일 정도로 옷을 껴입고 있었다. 눈비가 내리는 날이나 무더위, 강추위 속에도 병원에 출근하면 그들은 활기차게 바깥에서 고객에게 인사하고 차를 넣었다. 마침 일찍 출근한 신경외과 교수님에게 그가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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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래 일하니까 사이드미러를 잘 접어서 큰 차도 타워에 넣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했다. 사실 나는 그를 10년이나 꾸준히 주차장에서 보아왔지만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그래서 늘 그들의 사연이 궁금했다. 이번 인터뷰를 청한 이유이기도 했다.
“옛날에는 뼈다귀 감자탕집을 했었어요. 그걸로 두 아들 대학까지 다 보냈어요. 지금은 둘 다 대기업에 다녀요. 벌써 큰아들은 부장이네요. 그 뒤에 공터를 얻어서 주차 사업을 했어요. 그런데 그 공터가 개발이 되면서 다른 일을 알아보다가 이쪽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오게 되었어요. 2009년 쉰네살 때부터 여기서 일했는데 지금 일흔한살이 됐네요. 정년은 일흔다섯살이에요. 여기는 다들 나이가 많아서 정규직이 없어요. 예순 넘어가면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이 되는데, 대우가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그래서 여기는 막내만 정규직이에요.”
이대목동병원에서는 환자나 보호자의 차를 대신 주차해주는 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을 맡기면 카드를 받고, 이 카드로 다시 차를 찾을 수 있다. 남궁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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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외래가 시작되기 전 본격적으로 차량이 쏟아졌다. 외래 진료가 한창인 때는 그야말로 주차 공간은 전쟁터가 된다. 그는 팀장이지만 항상 본인이 수신호를 하고 차를 직접 넣고 나왔다. 그리고 병원이라 아픈 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했다.
“암 환자분들은 딱 알아볼 수 있는데 마음이 안 좋지요. 또 자주 오시던 분이 안 오시면, 그분 돌아가셔서 안 오시나 보다, 저희끼리 가끔 이야기해요. 직접 운전해서 오시던 팔십대 할머니가 계셨는데 못 뵌 지 오래되었어요. 돌아가셨나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착잡해요. 장례식장에 찾아오시는 분들은 차림새만 봐도 아는데 보통 표정이 안 좋으세요. 그리고 시아버지를 모시고 오던 며느님도 생각나요. 보통 따님들이 모시고 오시잖아요. 맞다, 차 찾으러 오셨다가 이 타워 앞에서 쓰러져서 응급실로 모셔드린 분도 있어요.”
어렴풋이 그 환자가 기억나는 것 같기도 했다. 병원의 모든 장소에서 사람은 쓰러진다. 주차 타워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그는 오신 분들이 불편하면 도움을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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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사적인 대화는 일절 하지 않는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주차팀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일하면서 매번 내게 친절하게 안부를 물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고객을 대하는 당연한 자세인지도 모른다.
“이전 소장님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주차 타워는 딱 세개쯤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크고 멋진 타워예요. 병원 중에 이렇게 발레파킹 체계가 잘되어 있는 곳이 없어요. 기계 주차로는 저희가 독보적이에요. 다른 병원에서 저희 체계를 배우러 올 때도 있어요. 그리고 환자분들도 다 좋으세요. 수고한다고 먹을 것을 건네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모든 차를 다 조심해야죠. 환자분들 소중한 차잖아요. 특별히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냥 오늘 하루 잘 마쳤다고 생각하죠. 그래도 직장이 병원이라 병원비도 감면되고, 스트레스받아도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과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면서 일하는 게 좋아요.”
남궁인 작가
그는 17년이나 지켜온 주차 타워를 제법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그가 이 타워에서 고객들의 차량을 다루기 시작하였을 때는 내가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병원에서 일하게 된 때와 같았다. 그동안 내 일은 항상 실내 공간이었다. 덕분에 여름은 덥지 않았고, 겨울은 춥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사계절을 버티고 눈비를 맞으며 매일 환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차량을 넣고 있었다. 병원 바깥부터 날씨를 가리지 않는 노고가 있기에 어쩌면 당연한 편의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 묵묵하고 당연한 일에 그는 오늘도 두텁게 입고 집을 나서는 것이었다.
남궁인 작가
작가 남궁인 l ‘월급사실주의’ 동인. 산문집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제법 안온한 날들’ 등을 냈고 앤솔러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에 참여했다.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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