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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취약지역 지원 예산이 최근 5년 새 80%가량 늘었지만, 지방 곳곳의 분만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부족한 데다 고위험 산모를 책임질 의료설비 등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의료진이 지역에 머물고 싶게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의료사고 등에 대비한 법적 안전망과 병원 간 이송·전원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데 따르면 경남 거창적십자병원철도관련주식
의 분만 건수는 2019년 46건에서 2024년 0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경북 영주기독병원은 116건에서 39건으로, 전남 영광종합병원은 122건에서 37건으로 감소했다. 경북 김천제일병원과 충남 보령 참산부인과의원 등도 지난해 50%에 가까운 감소율을 기록했다. 김 의원은 “분만 인프라 붕괴는 저출산을 심화시키는 중대한 문제”라며 “정부 지원 방식을 릴게임알라딘
정밀하게 조정하고 의료 인력과 이송 체계를 보강하는 등 성과 중심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1년 도입된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은 분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A·B·C등급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내 의료기관에 시설·장비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첫해에는 12억5000만원이 투입되고 이후에는 매년 5억원이 지급된다. 김 의원주식시세정보
에 따르면 관련 예산은 2019년 69억2500만원에서 2024년 121억7400만원으로 76% 늘었다.
문제는 지원사업이 병원 건물과 장비를 유지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의사 급여나 정주 여건 같은 핵심 유인책은 빠져 있다는 점이다. 거창적십자병원은 2013년 분만취약지로 지정된 뒤 10년간 지원금을 받았지만, 2023년 산부인과 전문의가다빈치
전원 이탈하면서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추가 채용으로 잠시 회복했지만 곧 다시 1명만 남으면서 분만이 끊겼다. 병원 관계자는 “분만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지만 환자들 사이에선 출산까지 맡기기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현재 산과 전문의는 2명”이라고 말했다.
고위험 산모를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산모 이탈을 부추겼다. 분만기업분석
실뿐 아니라 응급 상황에 대비한 마취과·소아과와 같은 배후 진료 인프라, 숙련된 간호 인력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해서다. 오수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구조적으로 이런 인프라를 마련하기 어려워 산모들이 인근 거점병원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특히 고령 산모가 많고 시험관 시술 증가로 다태아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고위험 산모 비율이 높아 여러 과가 상시 대기하지 않으면 안전한 분만이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 투입은 늘었지만 나눠 먹기 식이다 보니 개별 병원이 느끼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황종윤 강원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사업 초기 3곳에 불과했던 지정 병원이 최근 36곳으로 늘었기에 총액이 커진 건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며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수준으로 개별 지원금이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이 매일 나지 않아도 소방서가 있어야 하듯 지역 분만병원도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며 “다만 출산 건수가 줄면 행위 자체가 없기 때문에 수가 인상은 유인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지역의 분만병원은 유지하되, 모든 취약지를 지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산모가 응급 상황에서도 1시간 안에 거점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이송·전원 체계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오 교수는 “산모가 산후 출혈과 산과적 색전증으로 심정지에 이르는 사례가 보고되지만, 작은 병원은 이런 급박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분만취약지를 무작정 늘리는 방식은 재원과 인력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오히려 안전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법은 빠른 이송이 가능한 전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거점병원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생활·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오 교수는 “최근 배출된 산부인과 전문의의 90% 이상이 여성인데, 가족과 떨어져 분만취약지에서 365일 당직을 서는 구조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급여와 무관하게 의사가 가지 않는 이유는 근무 환경과 생활 기반의 문제”라고 말했다.
산모와 가족이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정재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는 “출산을 선택하는 산모가 있어야 분만병원도 의미가 있는 만큼 가족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와 교육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응급 대응 여력이 부족한 지역 병원은 불가항력적 사고에 더 쉽게 노출돼 의사들이 분만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오 교수는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불가항력적 결과에 대해 선진국처럼 형사기소를 면책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의사들이 안심하고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도 “악의적인 마음을 가진 의사는 애초에 분만을 맡지 않는다”며 “결과가 뻔히 보이고 수억 원대 배상까지 떠안아야 하는데 누가 책임지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도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하는 건 현대의학의 한계”라며 “분만 과정은 돌발변수가 너무 많아 의사가 모든 상황을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을 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