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시인의 신작 시집 '잠깐이라는 산책'.


김진숙 시인의 신작 시집 '잠깐이라는 산책'이 출간됐다.
2006년 '제주작가'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정음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서정의 깊이를 다져온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첫눈이 지나고도 한참을 아팠다, 세상이 더 아팠으므로 말하지 못했다"고 지나온 시간을 고백한다.
시인에게 '산책'은 단순한 행위를 넘어선다. 이는 밥물이 끓거나 기차를 기다리는 일상의 틈새에서 "하루의 시간을 오려/하늘 한 번 보는 일"('잠깐이라는 산책')이자, 관습적인 시간을 야마토통기계 멈추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다. 이 짧은 '멈춤'의 순간에 시인은 내면의 불안과 마주하며, 밤과 잠은 "쏟아지는 사유의 밤"('당신의 밤은 어때요')이자 치열한 내적 투쟁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고독한 응시 끝에 시인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슬픔과 슬픔이었"('사적인 슬픔의 안부')다는 삶의 역설적 진실을 길어 온라인릴게임 올린다. 아집과 미련을 놓아버리고 손을 펴는 행위는 "온전히 나를 뒤집어/다시 쓰는 아침"('손의 기억')을 맞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 비로소 삶이 지탱된다는 믿음은 따뜻한 연대로 이어진다.




김진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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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후반부에서 시선은 개인의 서정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현장으로 확장된다. 제주에 뿌리를 둔 시인은 장두 이재수의 외침, 제주 4·3의 비극,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그리고 세월호와 밀양 송전탑 투쟁까지 우리 역사의 아픈 지점들을 두루 살핀다. 시인은 "바닥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보이는"('붉은 바다이야기하는법 신발') 아픔들을 외면하지 않고 호출한다. 특히 잃어버린 마을의 상처 위에 해바라기 꽃씨를 뿌리며 치유를 기원하는 '곤을동 해바라기', 조작 간첩 사건 피해자를 기록한 '수상한 집'은 단순한 고발을 넘어 평화와 회복을 꿈꾸는 '살림'의 시학을 보여준다.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김진숙 시인은 현재 대정중학교 영어 교사로 재직 중이 황금성게임랜드 다. 한국작가회의와 제주작가회의, 한국시조시인협회와 제주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스킴라일락', '눈물이 참 싱겁다', '숟가락 드는 봄'을 출간한 바 있다. 걷는사람 시인선 140. <헤드라인제주>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