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루이코달레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보노보 암컷 무리. 크리스천 지글러/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제공


‘평화의 유인원’으로 알려진 보노보 무리 내에서 암컷들이 수컷 한 마리를 무자비하게 공격한 사례가 관찰됐다. 암컷 5마리는 수컷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하고 귀와 고환 등을 물어뜯었는데, 이는 ‘보노보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폭력적 행위다.
소냐 파쉬체브스카야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박사과정생 등 연구진은 지난 2월 콩고민주공화국 살롱가 국립공원 ‘루 체리마스터모바일 이코탈레 보노보 프로젝트’ 연구지에서 이 같은 장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됐다.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지난 2월18일 오후 3시께 보노보들의 갑작스러운 집단 발성으로 보노보들의 충돌을 인지했다. 최초 소란 이후 2~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연구진들은 예상치 못한 장면을 마주하게 바다이야기5만 됐는데, 암컷 보노보 5마리가 같은 집단의 성체 수컷 ‘휴고’에게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던 것이다.
암컷들은 번갈아 수컷의 몸에 뛰어올라 그의 등을 짓밟고, 머리·다리·목·손가락·발가락을 물어뜯었다. 한 암컷은 휴고의 귀 일부를 뜯어냈고, 또 다른 암컷은 발에서 살점을 뜯어낸 뒤 그의 생식기를 물었다. 약 25분간 이어진 공격으로 수 바다이야기릴게임 컷은 손등뼈가 드러날 정도 다쳤고, 발가락 몇 마디는 아예 떨어져 나갔다. 공격 이후 암컷들은 수컷과 자신의 몸에 묻은 피를 90분간 핥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월 콩고 살롱가 국립공원 루이코탈레 지역에서는 암컷 보노보들이 수컷 한 마리를 집단 공격하는 모습이 관찰 릴게임야마토 됐다. 소냐 파쉬체브스카야/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연구진은 해당 수컷이 앞서 미성숙 개체를 공격했던 것이 이번 일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사건 이틀 전, 휴고가 이번 공격에 참여한 암컷 ‘벨라’와 교미하던 중 벨라의 새끼를 잡아당기는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벨라는 그에게 돌진 바다이야기 하며 그의 행동을 제지했다. 통상 보노보 무리에서 나타나는 공격은 이처럼 위협이나 가벼운 돌진 등으로 끝나며 이번처럼 신체적 폭력으로 격화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비슷한 공격 사례는 지금껏 단 한 건만 보고되고 있는데, 루이코탈레 지역에서 약 300㎞ 떨어진 다른 보노보 집단에서 벌어졌다. 이 사례의 배경에도 ‘영아 살해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파쉬체브스카야 연구원은 “이렇게 극단적 폭력이 다른 이유로 설명되긴 어려울 것”이라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설명했다. 휴고는 걸어서 현장을 벗어났지만, 이후 관찰되지 않고 있어서 연구진은 그가 부상으로 사망했을 거라 추정하고 있다.
보노보는 침팬지와 더불어 현생 인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여겨진다. 보노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단 1.3%, 침팬지는 1.6%의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수컷이 암컷을 공격해 짝짓기를 하거나 새끼를 죽이는 침팬지와 달리 보노보는 무리 내 갈등을 성행위 등의 방식으로 해결해 ‘히피 원숭이’라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통념을 깨는 사례로, 연구진은 “보노보는 유난히 평화로운 영장류로 묘사되어 왔지만, 다른 유인원과 마찬가지고 수컷 간 공격이 나타난다”며 “암컷들은 자신이나 새끼가 위협당하면 이에 맞서기 위해 팀을 이루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