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참사 14주기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정부가 1,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참사로 규정하고, 국가 주도 배상체계로 전환한다. 기업에 일임했던 손해배상 책임을 국가적 책임으로 처음 인정하고 배상에 적극 나설 것을 표명하는 전향적 결정으로, 이를 위해 내년부터 100억 원의 정부 출연을 재개한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의 인과 관계가 인정된 지 14년 만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4 게임몰 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는 참사 공동 책임자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이행하고자 한다"며 "오랜 세월 고통과 불안을 견뎌내야 했던 약 6,000명에 이르는 피해자와 가족분께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올린 황금성릴게임사이트 글에서 "모든 피해자와 유가족들께 머리 숙여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며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배상 금액 현실화될 듯



그래픽=신동준 기자


바다이야기사이트가장 큰 변화는 배상 금액의 현실화다. 정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피해구제위원회를 폐지하고 이를 국무총리 소속 배상심의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배상 관련 업무를 맡긴다. 기존 피해 구제 중심체제에서는 피해자로 인정되면 요양급여(치료비 중 피해자 부담액), 요양생활수당(월 20만~200만 원)을 정액 지원하는 방식이었다면 국가 배상체제에선 그 사람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의 경제적 소득 수준, 일실 이익(미래 소득)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특히 앞으로는 배상받지 못했던 '등급 외' 피해자도 심의 대상에 포함하기로 해 배상 대상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올 11월 말 기준 5,942명(사망자 1,384명 포함)이다.
배상금 재원은 기업부 바다이야기예시 담금과 정부 출연금으로 마련한다. 이를 위해 2019~2021년 이후 중단된 정부 출연을 내년 100억 원을 시작으로 재개한다. 손해배상청구권 강화를 위해 장기 소멸시효는 폐지하고, 배상금이 신청되면 지급 결정 시기까지는 단기 소멸시효 진행을 중단한다.
피해자 지원은 생애주기별 맞춤형으로 설계됐다. 학령기 피해자들(올해 기준 초중고생 914명)에게는 인접 학교 우선 배정, 질병결석 인정 확대, 대학 등록금 일부 지원이 이뤄진다. 질병 결석 인정 폭도 넓힌다. 입대를 앞둔 경우엔 호흡기에 부담을 주는 직무는 제외하는 등 병역 판정체계를 개편한다. 피해 청년들의 취업도 적극 지원하며 직장인의 경우 치료 목적 휴가를 보장한다. 피해자가 치료비를 먼저 내고 사후에 정산받던 불편을 없애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이 급여 항목을 대납하고 사후에 정산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사건을 '사회적 참사'로 명확히 규정하고, 공식 추모일을 정해 추모행사를 열고 추모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피해자들 "진일보한 대책"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족 등이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피해자 측은 정부 대책에 대해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모인 대책위원회를 이끄는 황인근 목사는 "그간 정부는 한 발 떨어져서 기업의 손배 책임에 대한 심판자 격으로만 있었는데, 국가가 책임 주체라고 처음 인정한 점은 진일보했다"라고 평가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김미란씨는 "다섯 살 딸이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국가와 기업이 가해자인 명백한 '참사'로 인정해달라고 직장도 그만두고 14년간 싸워왔다"며 "빚만 늘어온 피해자로선 요구해 온 여러 대책이 빠져 아쉬운 점이 크다"고 말했다. 김씨 딸은 학창 시절 내내 병원을 오갔고, 천식으로 시작한 딸의 질환은 눈과 턱관절로까지 번졌다. 김씨를 포함한 피해자들은 형사상 책임의 공소시효 폐지, 질병코드 신설, 군 면제, 구직 실패·건강 악화 시 최소 생활비 월 200만 원 이상 지속 지원, 대학입학특례제도 신설 등을 요구해 왔다.
일각에선 배상금 재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강홍구 환경운동연합 조직소통팀장은 "정부가 내년 100억 원을 출연하더라도 실질적인 피해배상엔 부족한 액수라 이후 추가로 확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