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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각) 프놈펜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줄은 선 채 대기중인 중국인들.
ⓒ 박정연
동남아시아 사이버 범죄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돼 온 캄보디아에서 거물급 범 황금성오락실 죄조직 인사들이 잇따라 구속·송환되면서 이른바 '범죄 단지'의 기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권력 핵심부 인사들까지 연쇄적으로 사법 처리되자,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박과 맞물려 범죄 조직을 비호해온 보호막도 빠르게 약화되는 양상이다. 이 여파로 뒷배를 잃은 다국적 범죄 조직원들이 수사망을 피해 수도 프놈펜으로 이동하는 이례적인 '집단 이 바다이야기고래 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캄보디아 내 온라인 스캠 산업을 비호해온 거물급 인사들의 연쇄 구속이었다. 지난 6일 프린스 홀딩 그룹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천즈(Chen Zhi) 회장이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된 데 이어, 15일에는 특권층에게만 수여되는 귀족 작위인 '옥냐' 작위를 가진 재벌 바다신2릴게임 리 쿠엉까지 사기 및 자금 세탁 혐의로 구속돼 프놈펜 교도소에 수감됐다.
결정타는 외교 무대에서 나왔다. 지난 14일 왕웬빈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와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부 장관의 전격 회동에서 중국 측은 온라인 범죄 척결을 강력히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후 세력의 몰락과 외교적 압박이 릴게임야마토 맞물리자 시하누크빌 등지의 범죄 단지들은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이탈한 조직원들 인산인해... "방 이미 찼다, 죄다 중국인"
20일 오전, 프놈펜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관 앞은 사나흘째 범죄 단지에서 이탈한 조직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백여 미터 이상 달하는 대기 행렬 속 남성들 대부분은 건장한 체격에 온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몸에 문신이 가득했고, 현장에는 긴장감이 팽배했다. 대사관 앞에는 캄보디아 경찰 버스가 대기중이고 녹색 군복 차림의 경찰들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대사관 앞을 통제하고 있었다.
기자가 다가가자 중국인으로 착각한 듯 별다른 제재를 하거나 신분증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기자의 외모와 옷차림을 보고 자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한 일부 중국인들이 잠시나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뿐이었다. 중국인들이 하루 단위로 전세를 낸 툭툭 기사 수십 대가 대사관 주변에 장시간 대기하면서, 인접한 4차선 도로마저 혼잡이 빚어졌다.
<크메르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범죄 단지 관리책임자들이 조직원들의 여권과 휴대전화를 사전에 압수한 사례가 상당수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검은색 티셔츠 차림에 가방 하나 없이 맨몸으로 대사관 담장 밑 그늘에 주저앉아 있거나, 탈진한 듯 바닥에 누워 있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통제에서 풀려난 잔여 인력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풍경에 가까웠다.
▲ 지난 20일 프놈펜 주재 중국 대사관 앞은 여행 체류 증명서류 등을 발급 받기 위해 모여든 중국인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 박정연
실제로 중국대사관 앞에 몰린 이들 중 상당수는 여권이 없거나 비자 기간이 만료된 불법 체류자다. 이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대사관으로 몰려든 가장 큰 이유는 '자국 압송'을 노린 전략적 선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들이 캄보디아 당국에 체포돼 열악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되거나, 경쟁 조직에 다시 인신매매되는 것보단, 자국 대사관에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자국 수사기관에 신병이 인도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주장한다.
일부는 피해자인 척 진술하며 캄보디아에서의 중형을 피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반면 혼란을 틈타 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자국으로 잠적해 수사망을 따돌리려는 목적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대사관은 이들에게 처벌 회피를 위한 '안전한 자수처'이자 동시에 마지막 탈출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도… 대사관으로 몰린 다국적 인력
▲ 지난 20일 오전 프놈펜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 풍경. 현지 매체 '끼리 포스트'는 전날까지 사흘간 최소 900여 명이 넘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여행증명서 발급 등을 위해 자국 대사관을 찾았다고 전했다.
ⓒ 박정연
같은 날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20일 오전(현지시각) 프놈펜 시내 중심가 독립기념탑 인근에 위치한 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는 수십 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줄을 서 있거나 대사관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현지 매체 <끼리 포스트>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조직원들의 이탈이 본격화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최소 900명 이상의 인도네시아 국적자들이 대사관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2024년 7월, 캄보디아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한 자국민들에 대해 취업 허가 관련 서류를 발급해줄 수 없다고 공식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취업과 범죄 연루가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로 대사관이 사실상 위기 대응 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범죄 조직원들의 대규모 이동은 현지 숙박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온라인 범죄 거점도시로 악명 높은 시하누크빌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갑작스러운 외국인들의 탈출로 인해 인근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대부분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고 전했다. 수도 프놈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 대사관이 위치한 시내 일대의 값싼 숙소들 역시 연일 만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대사관 인근 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에게 객실 여부를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이미 방이 다 찼다"고 답했다. 이어 "손님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고 덧붙였다. 범죄 단지 붕괴 이후 이어진 집단 이동이 교통을 넘어 숙박 시장까지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범죄 단지 붕괴는 프놈펜의 일상 풍경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시하누크빌에서 프놈펜까지 편도 택시 요금은 통상 미화 100달러 안팎이지만, 최근 갑작스러운 이동 수요가 몰리면서 2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는 교민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한 교민은 "갑자기 중국인 남성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이동을 요청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며 "밤낮 가리지 않고 호출이 몰리다 보니 기사들이 가격을 두 배 이상 부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인 많다? 실제론 '다국적 범죄 연합체'
한편, 국내에서 흔히 퍼진 인식과 달리 캄보디아 내 외국인 범죄자의 절대 다수는 중국 국적자로 알려져 있다. 그 뒤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국적자들이 잇고 있다. 현지 영자 매체 <크메르타임스>가 경찰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최근 일본인 조직원 13명이 송환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파키스탄인 26명, 방글라데시인 13명 등 총 75명의 다국적 조직원이 무더기로 연행됐다. 심지어 프랑스와 러시아 등 유럽 국적자들도 이 같은 범죄에 가세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는 귀띔했다. 이처럼 온라인 범죄 생태계는 이미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연합 형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다국적 범죄 구조 속에서 한국인 범죄 조직 규모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있다. 국정원은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에 은신 중인 한국인 범죄 조직원을 약 1000~2000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외국인 범죄 인력 규모와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해 캄보디아에 최소 1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범죄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 지난 1월 5일 코리아 전담반과 국정원 및 현지 경찰 공조 수사로 검거된 한국인 온라인 성착취 범죄 조직원들
ⓒ 캄보디아경찰청
'도주'는 끝나지 않았다… 도시 내부로의 침투 가능성
국제사회는 이번 소탕 작전을 환영하면서도 일종의 '풍선효과(Balloon Effect)'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라오스, 미얀마, 태국 접경 지역 등으로 범죄 조직의 거점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현지 전문가들은 외국인 범죄 가담자들의 이탈이 단순히 국경을 넘는 방식으로만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인 수사당국자는 "이들이 인접 국가로 이동하기보다, 대규모 범죄 단지에서 빠져나온 인원들이 시내 주택가나 아파트 등 현지인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흩어져 수사망을 피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눈에 띄는 불법 단지 내 집단 거주를 벗어나,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의 아파트와 주택가로 스며드는 방식이 오히려 더 효과적인 은신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캄보디아 정부의 대규모 단속이 범접하기 어려웠던 대형 범죄 단지를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여파는 이제 도시의 일상과 주거 공간까지 확산되고 있다. 범죄 소탕 이후의 관리와 후속 대응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는 또 다른 형태의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캄보디아에서 20년 넘게 생활해온 현지 교민 언론인 윤기섭씨는 "지금 캄보디아가 직면한 것은 범죄의 종말이 아니라, 그 이후를 어떻게 관리하고 감당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대적 단속이 사이버 범죄의 종말을 알릴지, 아니면 동남아 전역으로 번지는 새로운 풍선효과의 출발점이 될지는 국제사회의 국경을 넘는 공조 수사 강도에 달려 있다. 10년 넘게 방치돼 온 괴물을 잡기 위한 사투는 이제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각) 프놈펜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줄은 선 채 대기중인 중국인들.
ⓒ 박정연
동남아시아 사이버 범죄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돼 온 캄보디아에서 거물급 범 황금성오락실 죄조직 인사들이 잇따라 구속·송환되면서 이른바 '범죄 단지'의 기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권력 핵심부 인사들까지 연쇄적으로 사법 처리되자,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박과 맞물려 범죄 조직을 비호해온 보호막도 빠르게 약화되는 양상이다. 이 여파로 뒷배를 잃은 다국적 범죄 조직원들이 수사망을 피해 수도 프놈펜으로 이동하는 이례적인 '집단 이 바다이야기고래 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캄보디아 내 온라인 스캠 산업을 비호해온 거물급 인사들의 연쇄 구속이었다. 지난 6일 프린스 홀딩 그룹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천즈(Chen Zhi) 회장이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된 데 이어, 15일에는 특권층에게만 수여되는 귀족 작위인 '옥냐' 작위를 가진 재벌 바다신2릴게임 리 쿠엉까지 사기 및 자금 세탁 혐의로 구속돼 프놈펜 교도소에 수감됐다.
결정타는 외교 무대에서 나왔다. 지난 14일 왕웬빈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와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부 장관의 전격 회동에서 중국 측은 온라인 범죄 척결을 강력히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후 세력의 몰락과 외교적 압박이 릴게임야마토 맞물리자 시하누크빌 등지의 범죄 단지들은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이탈한 조직원들 인산인해... "방 이미 찼다, 죄다 중국인"
20일 오전, 프놈펜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관 앞은 사나흘째 범죄 단지에서 이탈한 조직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백여 미터 이상 달하는 대기 행렬 속 남성들 대부분은 건장한 체격에 온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몸에 문신이 가득했고, 현장에는 긴장감이 팽배했다. 대사관 앞에는 캄보디아 경찰 버스가 대기중이고 녹색 군복 차림의 경찰들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대사관 앞을 통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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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메르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범죄 단지 관리책임자들이 조직원들의 여권과 휴대전화를 사전에 압수한 사례가 상당수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검은색 티셔츠 차림에 가방 하나 없이 맨몸으로 대사관 담장 밑 그늘에 주저앉아 있거나, 탈진한 듯 바닥에 누워 있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통제에서 풀려난 잔여 인력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풍경에 가까웠다.
▲ 지난 20일 프놈펜 주재 중국 대사관 앞은 여행 체류 증명서류 등을 발급 받기 위해 모여든 중국인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 박정연
실제로 중국대사관 앞에 몰린 이들 중 상당수는 여권이 없거나 비자 기간이 만료된 불법 체류자다. 이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대사관으로 몰려든 가장 큰 이유는 '자국 압송'을 노린 전략적 선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들이 캄보디아 당국에 체포돼 열악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되거나, 경쟁 조직에 다시 인신매매되는 것보단, 자국 대사관에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자국 수사기관에 신병이 인도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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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도… 대사관으로 몰린 다국적 인력
▲ 지난 20일 오전 프놈펜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 풍경. 현지 매체 '끼리 포스트'는 전날까지 사흘간 최소 900여 명이 넘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여행증명서 발급 등을 위해 자국 대사관을 찾았다고 전했다.
ⓒ 박정연
같은 날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20일 오전(현지시각) 프놈펜 시내 중심가 독립기념탑 인근에 위치한 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는 수십 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줄을 서 있거나 대사관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현지 매체 <끼리 포스트>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조직원들의 이탈이 본격화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최소 900명 이상의 인도네시아 국적자들이 대사관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2024년 7월, 캄보디아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한 자국민들에 대해 취업 허가 관련 서류를 발급해줄 수 없다고 공식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취업과 범죄 연루가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로 대사관이 사실상 위기 대응 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범죄 조직원들의 대규모 이동은 현지 숙박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온라인 범죄 거점도시로 악명 높은 시하누크빌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갑작스러운 외국인들의 탈출로 인해 인근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대부분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고 전했다. 수도 프놈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 대사관이 위치한 시내 일대의 값싼 숙소들 역시 연일 만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대사관 인근 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에게 객실 여부를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이미 방이 다 찼다"고 답했다. 이어 "손님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고 덧붙였다. 범죄 단지 붕괴 이후 이어진 집단 이동이 교통을 넘어 숙박 시장까지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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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많다? 실제론 '다국적 범죄 연합체'
한편, 국내에서 흔히 퍼진 인식과 달리 캄보디아 내 외국인 범죄자의 절대 다수는 중국 국적자로 알려져 있다. 그 뒤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국적자들이 잇고 있다. 현지 영자 매체 <크메르타임스>가 경찰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최근 일본인 조직원 13명이 송환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파키스탄인 26명, 방글라데시인 13명 등 총 75명의 다국적 조직원이 무더기로 연행됐다. 심지어 프랑스와 러시아 등 유럽 국적자들도 이 같은 범죄에 가세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는 귀띔했다. 이처럼 온라인 범죄 생태계는 이미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연합 형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다국적 범죄 구조 속에서 한국인 범죄 조직 규모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과장된 측면이 있다. 국정원은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에 은신 중인 한국인 범죄 조직원을 약 1000~2000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외국인 범죄 인력 규모와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해 캄보디아에 최소 1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범죄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 지난 1월 5일 코리아 전담반과 국정원 및 현지 경찰 공조 수사로 검거된 한국인 온라인 성착취 범죄 조직원들
ⓒ 캄보디아경찰청
'도주'는 끝나지 않았다… 도시 내부로의 침투 가능성
국제사회는 이번 소탕 작전을 환영하면서도 일종의 '풍선효과(Balloon Effect)'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라오스, 미얀마, 태국 접경 지역 등으로 범죄 조직의 거점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현지 전문가들은 외국인 범죄 가담자들의 이탈이 단순히 국경을 넘는 방식으로만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인 수사당국자는 "이들이 인접 국가로 이동하기보다, 대규모 범죄 단지에서 빠져나온 인원들이 시내 주택가나 아파트 등 현지인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흩어져 수사망을 피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눈에 띄는 불법 단지 내 집단 거주를 벗어나,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의 아파트와 주택가로 스며드는 방식이 오히려 더 효과적인 은신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캄보디아 정부의 대규모 단속이 범접하기 어려웠던 대형 범죄 단지를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여파는 이제 도시의 일상과 주거 공간까지 확산되고 있다. 범죄 소탕 이후의 관리와 후속 대응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는 또 다른 형태의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캄보디아에서 20년 넘게 생활해온 현지 교민 언론인 윤기섭씨는 "지금 캄보디아가 직면한 것은 범죄의 종말이 아니라, 그 이후를 어떻게 관리하고 감당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대적 단속이 사이버 범죄의 종말을 알릴지, 아니면 동남아 전역으로 번지는 새로운 풍선효과의 출발점이 될지는 국제사회의 국경을 넘는 공조 수사 강도에 달려 있다. 10년 넘게 방치돼 온 괴물을 잡기 위한 사투는 이제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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